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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령사회에서의 선교 과제

김현호 목사 (사)가나안복지선교센터 대표, 사회복지학박사)

2025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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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인구는 5천1백만 명이다. 노인 인구는 9백 95만 명이다. (통계청. KOSIS 2023.12.31.일 기준) 19.2%이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선 지 6년이나 지났다. 고령사회에 진입한지 오래됐다는 의미다. 노인 인구 증가 현상은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교회도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한국 교회의 60세 이상 성도 비율이 1995년 37만 명이었는데, 2013년 121만 명으로 수직 증가했다. 60세 이상 성도 비율이 3배 느는데 20년도 걸리지 않았다. 지난 2014년에는 60세 이상 성도 비율이 24.4%를 기록하면서 ‘초고령 교회’에 진입했다. 초고령 교회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초고령 교회가 된 한국 교회의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할 때이다. 실버(silver) 사역의 필요성을 점검하며, 실버 세대를 위한 교회로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1. 인구의 변동과 고령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나라다. 고령화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2021년 기준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약 16.7%다.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50년까지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무려 39.3%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유엔(United Nations, UN)에서는 고령 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이미 한국은 지난 2018년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하며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2021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6%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가 고령화되면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생긴다. 인생의 4고(四苦) 네 가지의 고통을 말한다. 빈곤, 질병, 무위, 고독(소외)이다. 가난과 질병을 맞이한다. 직함, 역할이 없어지고 외로워진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지는 꽤 오래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6.5%다.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한 상태였다. 노인 빈곤은 저출산 문제와도 연관이 깊다. 노인을 부양할 젊은 세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 인구 피라미드(인구의 성별, 연령별 구성비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보면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1960년대에는 아이가 많고 노인이 적은 피라미드형 모양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전후로 호리병 모양으로 변했고, 2050년에는 역피라미드 모양으로 변한다. 생산인구는 적고, 부양해야 할 노인 인구는 급증하는 것이다.

고령화는 노동인구 부족 문제로 연결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있다. 나라가 빠르게 늙어가면서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노동인구가 줄어들면 소비가 위축되고, 축소된다. 인구 문제는 결국 경제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다.

정보격차도 사회 고령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노인이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다. 당장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려운 조작 방법과 보이지 않는 스크린 속 조그마한 글자들, 뒤따라오는 따가운 눈초리가 노인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 노인들에게는 햄버거 하나 사 먹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대한민국이 빠르게 늙어가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부수적으로 따라오고 있다.

 

2. 사회보다 더 빨리 늙는 교회

 한국 교회는 사회보다 더 빨리 고령화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이미 2014년 60세 이상 성도 비율이 24.4%를 기록하며 ‘초고령 교회’에 진입했다. 2021년에는 60세 이상 성도 비율이 37.7%에 달했다.

교회의 고령화는 많은 부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령화사회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들과 연관성이 깊다. 그 연장 선상에서 살펴봐야 한다.

교회의 고령화 현상은 성도 연령 구성의 변화를 낳는다. 교회가 고령화될수록 차세대가 줄어들고, 실버세대가 증가한다. 사회가 고령화 될 수록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것처럼 교회도 활발하게 사역하는 성도들이 줄어든다. 성도들의 나이가 많아질 수록 활동적인 사역이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성도가 감소한다.

교회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의 고령화가 노인 빈곤, 생산인구 감소와 같은 경제 문제를 가져오는 것처럼, 교회의 고령화 현상은 교회 재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교회는 대체로 성도들의 헌금으로 운영된다. 시설비용, 인건비, 행사비 등 운영비 등이다. 외부의 사역도 헌금으로 한다. 선교, 구제헌금으로 선교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 그런데 교회가 고령화되면 자연적으로 헌금이 줄어든다. 교회 운영 및 사역 실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교회의 사회적 역할이 위축되거나 감소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는 세대 간 단절과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교회는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이다. 세대 격차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실례로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예배와 모임 등이 활성화되었을 때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능숙한 젊은 세대에 비해 고령의 성도들은 어려움에 노출된 바 있다.

세대가 달라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제한적인 경우도 있다. 실제 고령 성도들이 교회에서 심리적 위축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회의 65세 이상 성도 38%가 “교회에서 젊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면 눈치가 보인다”고 응답했다. 또 고령 교인 10명 중 3명 안팎이 “교회에서 나에 대해 관심이 멀어지는 것 같다(22%)”, “교회에서 나이가 들었다고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15%)”고 응답했다.

 

3. 진단과 처방 - 실버 세대를 위한 교회 구축

 교회에 차세대는 사라지고 노인만 남는다면 어떻게 될까. 교회를 운영할 재정이 부족해진다면, 세대 갈등 등으로 교회 안에 사랑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사회가 늙어가면서 겪는 문제들을 교회도 똑같이 겪을 수 있다. 어쩌면 교회는 더 빠르고, 더 크게 느끼고 있다. 고령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교회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선 이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디지털시대에서 실버 세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현실에 대한 이해, 적용을 위한 프로그램의 도입이 필요하다.

실버 세대 성도들이 지금의 교회를 세웠다. 벽돌 한 장 한 장 나르며 교회를 세웠고, 직접 뛰어다니며 교회의 어려움을 해결했다. 무릎이 닳도록 기도했던 믿음의 선배들이다. 그들에게 갚아야 할 은혜가 많고, 그들에게 배워야 할 지혜가 깊다.

은퇴한 71세 이상 고령 성도들의 절반 이상이 교회 사역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71세 이상 고령 성도 절반(50%)이 “건강이 허락되는 한 교회 사역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답했다. “나는 아직 교회에서 일할 만큼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된다”는 의견도 40%나 됐다.

실버 세대를 위한 교회 구축을 위해서는 실버 세대를 배려하고 섬기고, 실버 세대를 활용하는 다양한 사역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형교회에는 실버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아카데미, 은빛날개, 갈렙선교학교, 노년주일학교, 시니어대학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은퇴 이후에도 건강하고 성숙한 영성을 기르며, 다양한 곳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 과정들이다. 좀 더 전문적이고 생산성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고령화와 함께 논의되는 것은 저출생이다. 유년주일학교의 퇴보나 감소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유년주일학교가 교회 부흥의 초석이었다. 노년, 즉 실버 세대에 대한 교회교육은 필연적인 과제이다. 멀리 바라보는 선교도 중요하다. 또한 교회안의 실버 세대에 대한 선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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