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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도파민 인류를 위한 대화의 감각 (저자 이승화 / 출판 오리지널스 / 발매 2025.01)

양주성 장로 (문헌정보팀)

2025년 3월 31일

‘말’ 대신 ‘온라인 소통’의 시대, 올바른 대화를 위해…

대화가 힘든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말 대신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고 바로 옆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도 카톡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말귀가 어둡다는 말을 많이 듣고 똑같은 장소에서 같은 말을 들었는데도 엉뚱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대화 중에 ‘네?’라고 자주 되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정해진 목적이나 대화의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스몰 토크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대화에 정답이 있지는 않지만 대화의 감을 잃어버려 대화 자체가 힘들어서 혼자만의 세상으로 문을 잠궈버리는 사람들은 온라인이 유일한 도피처가 되곤 하지요.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는 얌전하고 자기 표현이나 주장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댓글을 쓰기도 합니다.

저자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말귀가 어두운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똑같은 회의를 했고 그 속에서 대화를 하고 심지어 결론을 내렸음에도 나중에 전혀 딴소리를 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듣고 싶은대로 듣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요즘은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할 일이 많지 않다보니 이상한 대화에 휘말릴 일은 그나마 적어진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는 말과 글이라는 수업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국어수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문해력을 위한 수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과학은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고 사람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도 있는 시대에 인류의 커뮤니케이션은 왜 점점 후퇴하는 것처럼 보일까요? SNS는 더 활발해지니 소통은 더 활발한 것이라고 봐야 할까요?

저자는 문해력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듣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말도 못하고 읽고 쓰는 것을 못할때 이미 수없이 많은 말들을 듣게 됩니다. 다시 말해 듣기는 본격적인 학습이전에 이미 자연스럽게 학습되는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는 듣기가 결핍된 시대입니다. 학생들이 인강을 빨리 듣기 위해 2배속으로 듣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학습을 위해 배속을 하던 학생들은 오락과 휴식을 위한 넷플릭스도 배속으도 보곤 합니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배속으로 보는 것 역시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단편적이고 직설적인 정보를 빨리 습득하는 것은 유리하지만 천천히 그 의미를 되새기고 그것을 내속에서 소화해서 나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는 것은 오히려 퇴보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개인주의가 전 연령대에 뿌리 깊이 전파되고 있고 세대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말귀를 못알아 듣는 것은 10대와 90대의 대화처럼 생각과 문화가 완전히 다른 어린 세대와 기성 세대간의 거대한 장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이 다르다 보니 특정 단어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세대는 서로 대화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MZ, 잘파 세대의 특성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소통을 해야 할 세대간의 문제들은 이것보다 더더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말의 탁월함은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을 더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제대로 쓴다면 그 어떤 언어보다 뛰어나지만 자기 세대와 문화에 한정된 세대의 경우는 한글의 뛰어남과 다양성, 변화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분이 상하게 되면 듣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근에도 이런 상황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흑인 아이들이 수영장에 있다는 백인 여자의 신고를 받은 흑인 경찰은, 애초에 흑인이라는 말에 기분이 상해 아이들이 물에 빠졌다는 구조신호를 오해해서 흑인을 차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일상 대화 중에 이런 식의 방어적인 대화를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감정 소모와 함께 스트레스가 쌓이게 됩니다. 어쩌면 자존감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감정에 사로집히게 되면 제대로 된 상황파악이 안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넘겨짚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특히 복음을 전파하는 전도자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대화를 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확증편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도 확증편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어머니는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본인이 펩시콜라를 골랐는데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선택의 순간 이전에 자신의 편향대로 결론을 정해놓지만 자신이 편향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자신과 결이 맞는 내용이 들리면 그것이 모든 것인 양 확대해석을 합니다. 유튜버 중에는 이런 확증편향을 파고들어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런 대중의 성향을 파악해 자신들도 편향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더더욱 편향적인 영상들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제 정보로 인해 둘로 나뉘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오류는 대화로 풀어야 하지만 이미 대화를 가로막는 장벽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루션을 읽어봐도 과연 이것으로 해결이 될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기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견고한 생각과 편향적인 태도, 이미 결론을 내버린 생각들을 대화의 테크닉으로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진짜 기도하는 사람들이 일어나 다른 것을 수용하고 용서하고 포용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감싸안아야 합니다. 대화로 이길 수는 있지만 관계는 실패하기 때문에 반드시 용서와 화합과 통큰 수용만이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리라 믿습니다. 그 중심에는 복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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